알쏠바잡, 그리고 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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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쏠바잡-26) 급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흔들리는 다자주의
11월 말부터 약 2주간 국제해사기구(IMO) 총회 참석으로 런던 출장을 갔다 왔다.한 해의 일을 마무리해야하는 연말이고,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겨울의 런던 출장이라 내심 그리 달갑지 않았다. 매번 해외출장을 다녀오면 그 나름의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총회에서 각 회원국들의 발언들을 들으며 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글의 조각들이 떠 올랐다.그러나 출장 내내 내가 작성한 글들은 감정이라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회의 결과 중심의 딱딱한 개조식(글을 쓸 때 짧게 끊어서 주요한 요점이나 단어를 나열하는 방식)의 공문서들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이번 출장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에서라도 한국으로 돌아가면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이나 들었던 생각을 글로 남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나는 틈틈이 그 글의 조각들을 노트에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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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호: 돈의 속성) 돈은 인격체다
글을 마지막으로 쓴 지 3주가 넘은 것 같다.물론 11월 말부터 2주 정도의 영국 출장과 그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바쁜 나날을 보낸 것도 있었다. 그러나 출장 중 주말이라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을 약간의 여유와 회사 일로만 채운 채 나는 애써 글 쓰는 것을 외면했다. '외면', 그 말이 정확한 말일 것이다. 친한 지인은 "바쁘지 않았냐"라고 애써 위로를 해 주었지만(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전한다), 마음이 무겁고 머리가 복잡하다는 나만의 생각에 애써 모른 척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물론 이것도 내 인생의 수많은 장면 속 하나이겠지만. 그만 핑계 대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작가 '김승호'는 돈은 인간과 유사한 '속성'을 가진다고 말하고 있다.그는 2023년 한 언론사와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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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도현: 흰수염 고래) 말을 해 줘. 숨기지 마. 넌 혼자가 아니야!
'캘리그라피'와 '멋글씨''멋글씨'는 '캘리그라피'를 우리말로 다듬은 말로 도구를 활용하여 글씨에 감성을 더하고 고유한 개성을 표현하는 디자인의 한 분야로 아름답게 글씨를 쓰는 예술이라고 한다. 그런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한 지 벌써 2년이 지난 것 같다.2023년 가을 어느 날, 서점에 책 사냥을 하러 갔다가 서점 앞 공방을 발견하고 몇 가지 물어본다는 것이 바로 등록하고 첫 수업 날짜를 잡았다. 그리고 매주 월요일 저녁,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나는 공방에서 붓을 들고 글씨를 쓰고 있다. 배운지 몇 개월 지나지도 않아 선생님은 2024년 봄에 회원전을 할 예정인데 작품을 낼 의향이 있는지 물으셨다. 선생님은 작품을 하면 실력이 많이 는다고 말하셨다. 그렇게 나의 첫 작품인 '안도현'의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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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먼저 온 미래) AI 등장 이후 10년,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2016년 3월 9일.한국 프로기사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1국이 열린 날이다. 많은 언론이 이 대국을 조명하고 있었기에 나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세돌은 그 날 알파고에게 첫 패배를 당한다.이 9단은 경기 전에 "제가 한 판이라도 진다면 알파고의 승리가 아닌가"라며 승리를 장담했다. 그러나 결과는 알파고의 4대 1로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렇게 프로바둑계는 AI 프로그램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되며, 거대한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들어간다. 1년 반이 지난 2017년 10월.구글 딥마인드는 알파고의 새 버전이자 강력한 버전을 개발했다고 밣힌다. 이 9단과 겨룬 알파고 기존 버전은 인간 기사들이 둔 기보를 가지고 학습했다면, 새 버전은 오로지 바둑 규칙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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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저민 하디: 퓨처 셀프)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는지 안다면?
내가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는지 안다면?"지금보다 더 열심히 살까?", "죽는 그 날까지 무엇을 할지 하나하나 계획을 세워서 살까?", 아니면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대충 살까?" 수많은 가정과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영화나 책 등을 통해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벤저민 하디'의 책 는 오래 전에 본 영화 을 통해 나를 깨우친다.영화에서는 돈 대신 '시간'이 유일한 화폐이며, 모든 사람의 팔뚝에는 자신에게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 '카운트 바디 시계'가 새겨져 있다. 25세 생일이 되면 이 시계에 단 1년이라는 시간이 제공됨과 동시에 카운트다운이 시작된다. 시간을 다 써서 시계가 멈추면 죽는다. 그리고 신용카드 단말기와 비슷한 기계에 팔뚝의 시계를 대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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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쏠바잡-25) 마스가, 미국 존스법 등을 바꿀 수 있을까?
"마가"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부산 사투리 "마! 가!"가 갑자기 생각났다."마"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상대 투수가 견제구를 던질 때면 들을 수 있는 말로 "인마" 또는 "야"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나저나 트럼프 대통령을 생각하면 '마가'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말 한번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했다.영국에서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도 유럽 사람들이 프로젝트 명을 기가 막히게 잘 만든다는 생각을 했었다. 프로젝트 이름도 이름이지만 단어의 머리글자만 딴 두문자(Acronym)도 입에 착 달라붙어서, 말하거나 기억하기에도 쉬웠다. 예를 들면, 당시 내가 참여했던 프로젝트 중 하나는 '소페라(SHOPERA, Energy Efficient Safe SHip OPERA)' 프로젝트로 불렀는데, '오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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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미팅)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내가 2014년 초에 회사를 그만뒀으니, 2013년 정도에 있었던 계약 미팅이었던 것 같다.이제는 기억마저 가물가물한 것 같다. 메모광이 될 정도로 원래 기억력이 형편없으니, 무엇을 정확히 기억하기를 바라는 것도 무리다. 그렇지만 인상적인 상황이나 장면은 비교적 잘 기억하는 편이다. 물론 기억이라는 것이 현재의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과거의 모습이라 정확하진 않겠지만... 이 계약을 마지막으로 따내고 1년 후, 10년 넘게 근무하던 회사를 뒤로하고 영국으로 직장을 옮겼다.2013년 당시 나는 조선소의 기본설계 담당자(Naval Architect)였다. 갑자기 중국 해운회사(선사)에서 배를 발주할 계획이 있으니, 전 세계 관심있는 조선소들은 입찰에 참여해주기를 바란다는 의향을 보내왔다. 그들이 원하는 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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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쏠바잡-24) 어느 선박 계약 미팅의 단상(斷想)
자고 일어나면 달라지는 미국 관세 정책에 연일 뉴스가 뜨겁다. 국제관계는 상호 신뢰에서 시작되는 데, 내일은 미국이 무슨 다른 말을 할까 각국이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올해 7월 말에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을 알렸지만, 투자방식이나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서는 아직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비즈니스 세계에서 단련된 사람과 협상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더구나 경제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가지고 있는 나라를 등에 업고 수시로 협상의 판을 흔들고 있으니 우리로서는 매우 고단할 것이다. 10년도 넘은 이야기지만, 캐나다에서 선주와 신조선(new-building ships) 계약 미팅을 할 때다.당시 워낙 악명 높은 선주라 각 파트(기본, 기장, 전장, 의장, 배관)의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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