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 한 나의 이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영국 출장-2) 셰익스피어의 후손들: 영국 아동문학 작가 작년 10월에 이어 올해 첫 번째 영국 출장이다.일주일의 출장 일정을 마무리하는 오늘은 토요일,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새벽 3시에 깨서 다시 자려다가 지난 몇 주간 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그 글을 안 쓴 것이 내내 마음이 걸렸다. 히드로 공항으로 가기 전 어제까지 생각했던 글을 써야겠다 마음먹고 침대를 박차고 나왔다. 내가 묵는 호텔 바로 앞에 영국 아동도서 출판사로 유명한 워커 북스(Walker Books)의 사무실이 있었다.사무실 입구를 훔쳐보다가 워커 북스가 출판한 책 에 등장하는 토끼 캐릭터가 인상적이어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이 책은 아기 토끼와 아빠 토끼 사이의 사랑을 따뜻하게 그려낸 책으로 전 세계가 사랑받는 책이다. 갑자기 지난 날 영국에 살던 때가 떠올랐다. 첫째 딸은 당시 .. 더보기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방법) 변화와 적응, 그리고 새로운 시도 2014년 봄, 둘째 딸이 학교 친구와 이야기하던 모습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당시 가족들이 스코틀랜드에 온지 한 달 정도 되었던 시기로 4살된 둘째 딸은 유치원(Nersery)에 다니고 있었다. 학교 수업이 끝난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가 둘째 딸이 유치원 앞에서 친구와 이야기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첫째와 같이 둘째의 경우에도 한국에서 영어를 전혀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신기하기도 하고 어떻게 영어를 말하는지 궁금하기도 해서 살금살금 다가갔다. 둘째는 한국말(약간의 제스처와 영어가 들어간)을 하고 있었고, 친구는 영어로 말을 하고 있었다.대화가 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그리고 깨달았다. 영국에 가기 전에는 딸들이 잘 적응할지 걱정했는데 진짜 문제는 나한테 있다는 것을... 그리고 .. 더보기 (역사는 반복된다) 세월호 참사 & 비상계엄,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2014년, 지금으로부터 꼭 10년 전 그 때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나는 2월 초 한국에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영국에서 일하기 위해 서둘러 비자를 준비해서 3월 말에 영국에 넘어와 있었다. 가족들이 5월에 올 예정이어서 집을 4월 초에 미리 마련하기는 했지만, TV, 인터넷 등이 설치되지 않아서 그 전에 살았던 사람이 남겨두고 간 라디오에 의지해 세상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듣고 있었다. 2014년 4월 16일, 날씨 좋은 오후에 뒷 마당 잔디를 보면서 라디오를 통해 BBC 뉴스를 듣다가 깜짝 놀랐다.세월호 참사에 대한 긴급 뉴스였다. 탑승인원 476명 중 299명이 사망하고 5명이 실종된 대형 참사로 당시 BBC 방송에서 실시간으로 타전하고 있었다. 그 시절에 해외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 더보기 (켈트족 기도문) 바람은 당신의 등 뒤에서 불고, ... 직장을 조금 오래 다녀본 사람은 제각각 소중한 동료를 떠나보내고 또 힘들어 한다. 나도 2년 전 겨울에 소중한 동료를 떠나보냈다. 비록 나의 경우에는 주로 내가 회사를 그만두며 동료를 떠났지만... 그러나 지금도 그 때 친했던 동료(이제는 친구라는 단어가 어울리겠다)들과 가끔 연락을 하며 지낸다. 지금도 기억이 난다. 2022년 12월 30일, 추운 겨울날이었다. 내가 이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후, 4년 정도 수많은 우여곡절을 함께 겪었으며, 때로는 버팀목이 되어 주었고, 한 번씩 날카롭게 나에 대해 지적했던 동료였다(5년 전 회사 설립과 함께 1호 사원(사무국장)으로 입사하여, 1년 후 실질적으로 나를 연구소장으로 채용한 사람이기도 하다). 매년 업무가 쉽진 않았지만, 그해 너무 힘든 나머지 추석 즈.. 더보기 (영국 출장-1) 나를 위한 반나절의 여유 올해로 영국 출장이 벌써 네 번째(세 번은 런던, 한 번은 버밍엄)다.코로나19 펜데믹이 마무리되고 영국이 봉쇄(lockdown)를 풀면서 2022년 하반기부터 국제해사기구(IMO) 회의 현지(참고로 IMO 본부는 런던에 위치해 있다) 참석을 위해 런던에 출장을 왔는데, 벌써 열 번 정도 출장을 온 것 같다. 보통 출장은 토요일 인천공항에서 출국하여 주중에는 회의에 참석하고, 토요일에 다시 히드로 공항을 통해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는 일정이다. 어제 항공사로부터 2시간 정도 항공편이 지연된다는 알림을 받았다. 저녁 9시가 넘어서 비행기가 뜬다는 것이다. 런던 출장을 오면 보통 귀국하는 토요일 낮에 여유도 가질 겸 비교적 숙소(보통 복스홀(Vauxhall) 또는 워털루(Waterloo) 기차역 근처)에서 가까.. 더보기 (영국 교통 문화에서 배우기) 정책이 문화를 바꿀 수 있을까? 나는 2014년 초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가족들과 같이 영국(정확하게 스코틀랜드)으로 넘어가서 2018년까지 4년여 기간동안 일을 하며 살았다.영국에 가기 전 10년이 넘게 한국에서 운전을 했기 때문에 오랜기간 몸에 붙은 습관으로 처음 몇 개월간 영국에서의 운전은 쉽지 않았다. 영국은 한국과 운전석도 도로방향도 반대다(참고로 영국, 일본, 뉴질랜드, 싱가포르는 차는 좌측통행, 사람은 우측통행을 한다). 그러나 이후 이러한 영국 교통문화에 익숙해지고 나서는(차가 없는 도로에서는 한 번씩 반대 차선으로 달리기도 했지만) 기본적인 운전 예절만 지키면 상당히 편하고 안전하며, 한 번씩 기분좋은 일도 생긴다는 사실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느꼈다. 정책이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고, 바뀐 행동이 지속가능한 문화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