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알아두면 쏠쏠한 바다 이야기/국제해사기구(IMO)

(알쏠바잡-13.1)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첫날(2025.1.20.)에 기다렸다는 듯이 파리기후변화협정에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이 날 26개의 신규 행정명령과 12개의 각서에 무더기로 서명하며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정책을 대거 뒤집는 강수를 두었다. 특히, 국제 정책에서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다자주의적 접근 방식을 폐기하고 있다. 그는 파리기후변화협정(Paris Agreement, 이하 파리협정) 탈퇴와 함께 유엔(UN)에 보내는 서한에서 "나는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파리협정의 갈취(rip-off)에서 탈퇴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모두가 다 같이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의미가 없다. 우리는 더 이상 우리 산업을 사보타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출처: 1월 22일자 내일신문). 트럼프의 이번 파리협정 탈퇴는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탈퇴 선언으로 나에게는 별로 새롭지 않다.

겨우 임기 4년짜리 대통령이므로... (참고로 2001년에 조지 부시 대통령이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바 있어 미국은 벌써 3번째 탈퇴다)

이렇게 말하는 배경에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위기와 함께 국제사회는 관련 논의와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다는 점에 있다.

 

먼저 온실가스(Greenhouse Gas)는 무엇이고, 파리협정의 목표는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사실 나보다 잘 아는 전문가가 많아서 적지 않으려다가, 그래도 스스로 각인시키기 위해 블로그의 지면을 할애한다).

(온실가스) '탄소중립 정책포털'에서는 "온실가스는 지구 밖으로 나가는 태양복사에너지를 흡수하여 지구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시키는 '온실효과'를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온실가스가 대기 중에서 모두 없어지면 지구 표면 온도가 -18℃ 정도로 낮아진다. 그러나 온실가스의 양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면 지구의 온도가 지나치게 더워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지구온난화'라고 한다. 온실가스 증가가 계속될 경우 지구온난화는 '기후변화'를 가져오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온실가스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지구의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할 만큼만 필요하고, 그 이상으로 많아지면 지구 온도가 올라가고 지속될 경우 기후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말이다.

(파리협정 목표) 외교부 홈페이지에서는 파리협정 목표를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1850~1900년) 이전 대비 2℃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장기목표 하에 모든 국가가 2020년부터 기후행동에 참여하며, 5년 주기 이행점검을 통해 점차 노력을 강화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 올해 2025년은 5년 주기의 이행점검의 해로 한국을 포함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들은 2035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온실효과와 지구온난화의 관계 (출처: 탄소중립 정책포털)

 

이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자.

1960년 이후부터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증거를 밝힌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지구온난화 위협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함께 전 세계적인 행동을 촉구하게 된다. 이에 따라 1979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1차 세계기후회의(World Climate Convention, WCC)에서는 인간의 활동에 의한 기후변화 가능성과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이후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에서 179개국 8,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로소 “인류 활동이 기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 예방을 위한 온실가스 농도 안정화”를 목적으로 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ited Nations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UNFCCC)을 채택하게 된다(참고로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도 함께 채택한다). UNFCCC의 원칙은 '공동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으로 선진국과 개도국이 각자의 능력에 맞게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있다.

 

1997년, 일본 교토에서 UNFCCC를 시행하기 위한 구속력 있는 목표를 가진 교토의정서(Kyoto Protocol)를 채택한다.

본 의정서의 원활한 이행을 위한 세부 규칙은 2001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UNFCCC 당사국총회(Conference of the Parties, COP) 7차(COP7)에서 채택되었으며, 최종적으로 교토의정서는 2005년 2월 16일 발효되었다. 의정서에서는 항공 및 해운을 포함하여 국제 운송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으며, 각각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및 국제해사기구(IMO)를 통해 국제적 활동을 이행하고 정기적으로 진행 상황을 UNFCCC에 보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히, IMO에서는 1997년 9월에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당사국총회에서 MARPOL에 새로운 부속서인 6장(Annex VI)을 추가하는 결의서 8(Conference Resolution 8: CO2 Emissions from Ships)를 채택한다. 이 결의서는 2005년에 발효되어 현재까지 IMO에서 관련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이 부부에 대해서는 후속 글인 <(알쏠바잡-14) 국제해운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 어디까지 왔나?)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참고로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노력은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SDGs는 지속가능한 인류사회와 지구환경을 만들고자 UN이 2015년 9월에 채택한 글로벌 목표로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시행할 17개의 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13번 목표(SDG 13)가 '기후변화 대응(Climate Action)'으로서 UN 산하 전문기구인 IMO는 이에 부합하기 위해서 국제해운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UN의 SDGs 채택 이후,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OP21에서는 2020년 만료 예정인 교토의정서를 대체하여, 2021년부터 적용될 기후변화 대응을 담은 파리협정을 채택한다.

이 협정은 선진국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있었던 교토의정서와는 달리 195개 당사국 모두에게 구속력 있는 보편적인 첫 기후합의라는 점에 의의가 있지만, 각국이 제출한 자발적 감축목표(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INDC)이 국제법상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 한계가 있다. 동 협약은 2016년 11월 발효되어 2021년 1월부터 적용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제적(IMO 포함) 노력 (출처: 저자)

 

관련 국제사회 논의 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이해를 돕고자 아래 표와 같이 조금 더 상세하게 정리하여 나타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요 논의사항(IMO 포함) (출처: 저자)

 

아울러 파리협정의 개요와 함께 교토의정서와의 차이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우리는 현재 교토 체제(Kyoto Regime)를 지나 신기후체제(Post-2020 Climate Change Regime)에 살고 있다. 파리협정이 교토의정서와 크게 다른 점은 상향식으로 지구온도 제한을 목표로 두고 있으며, 종료시점은 없으나 5년 주기로 이행점검을 실시하는 데 있다. 특히,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목표에 맞추어 지속적으로 관련 국제 규정이 강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2024년 우리는 아주 더운 여름을 보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2023년 7월 이후 지난 1년간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64 올랐다고 밝혔다(참고로 1.5 목표치는 10년 평균값으로, 앞으로 9년 더 지금과 같은 기온 수준이 유지돼야 1.5 목표치가 무너진다는 뜻이다). 그러나 상황은 생각보다 더 좋지 않은 것 같다(지난해 기준 최근 10년의 지구 연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 대비 1.48 올라갔고, 이제 우리에게는 0.02도가 남았다고 한다).

"올해가 가장 시원한 여름이야"라는 농담에 마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마음 한편이 꺼림직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2025년 초부터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현재(2025.2.1.)까지 서울 면적의 4분의 1이 불에 탔다고 한다.

그는 이를 어떻게 생각할까? 시간 낭비다. 쓸데없는 의문은 갖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