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친한 지인이 기사를 하나 보내오면서 "우리도 가능할까?"를 물어왔다(관련해서는 블로그 글 <(켈트족 기도문) 바람은 당신의 등 위에서 불고>를 참고하기 바란다).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앞으로 20년 내에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많은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는 부자로 죽었다"는 말은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서 밝혔다. 빌 게이츠의 순자산은 블룸버그 기준 약 1,68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출처: 뉴시스, 2025.5.10.). 원화로 환산하면 200조 원이 넘는 엄청난 돈이다(우리나라 2025년 예산이 677조 원 정도 되니 3분의 1 정도 되는 돈이다).
빌 게이츠가 1955년 10월생으로 현재 69세이니, 89세까지의 건강은 자신해서 한 말일 것이다.
최근 대통령 탄핵 재판으로 화재의 인물이 된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6년 전 인사청문회 답변이 떠 올랐다.
당시 한 국회의원이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의 재산이 헌법재판관 재산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이에 그는 결혼 당시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한 사실을 이야기하며, "최근 통계를 봤는데 가구당 평균 재산이 3억 남짓 되는 걸로 알고 있다. 제 재산은 4억 조금 안 된다. 평균 재산을 좀 넘어선 것 같아 반성하고 있다"고 덧붙이면서 청문회 내내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문형배 재판관이 없었다면 아마 몰랐을 '김장하 선생'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것을 깨우쳐 주었다.
고등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가족을 돌봤야 했던 김장하 선생은 19세에 한약업사 자격을 얻어 진주에서 한약업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1천 명이 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었다고 한다. 그 장학생 중에 한 명이 바로 경남 하동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헌번재판관이 된 문형배 재판관이다.
김장하 선생은 번 돈을 주위의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 준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 "한약업에 종사하면서 내가 돈을 번 것은 세상의 병든 이들, 불행한 사람들에게서 거둔 것이기에 그것은 내 자신을 위해 쓰면 안 되겠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한 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똥은 쌓아 두면 구린내가 나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는다. 돈도 이와 같아 주변에 나눠야 사회에 꽃이 핀다"라는 말로 대신하고 있다.
선한 한 사람의 행동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문 재판관은 지금도 김장하 선생의 "줬으면 그만이지 갚으려거든 사회에 갚아라"는 말을 가슴 깊숙이 간직하며 살고 있었다. 어쩌면 김장하 선생이 자신의 장학생들에게 준 것은 장학금뿐만 아니라 사회를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다시 지인의 질문에 대한 부분으로 돌아가자.
당시 나는 "200조 원이 넘는 돈이 아니라, 100억 정도 되는 돈이라도 있으면 충분히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 이제부터라도 많이 모야야 겠다. 건강관리 잘 하면서 긍정의 힘으로 차분히, 그리고 철처히 준비해 보자 "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놀랍게도 '재투자' 방식으로 재산 중 90퍼센트 이상을 60세가 넘은 이후에 형성했다. 투자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과 일관된 전략의 힘을 보여주는 좋을 예시이다(관련해서 블로그 들 <(안석훈 등: 워런 버핏 경제 수업) 투자와 인생철학>을 참고하기 바란다). 그렇다면 나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말은 행동이 동반될 때 자연스럽게 주변으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게 된다.
앞의 세 사람의 말과 행동은 나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김장하 선생은 "장학금을 받았는데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다"며 죄송해 하는 이에게 "세상은 평범한 사람들이 지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일상과 함께 나도 이 세상을 조용히 지탱하면서 행복을 누리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제라도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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