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장인물 '최이지' 중소기업 관련 기고문 -
"대통령님, 중소기업 인구 1,400만이라 중소기업이 살면 국민 모두가 안정된 중산층이 되고, 실업이 해결되고, 나라가 삽니다.
중소기업을 살리려 지난 수십 년간 정부는 법과 제도를 지원하고 자금을 지원하고 할 수 있는 건 모두 다 해왔습니다. 그래서 대기업이 회사를 쪼개 중소기업으로 위장하기도 합니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은 여전히 열악하기만 합니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멀까요? 바로 사람입니다.
세상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건 그 무엇도 아닌 바로 사람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빌 게이츠 한 사람이, 애플도 스티브 잡스 한 사람이 대기업의 유혹을 물리치고 창업해 이룬 것입니다. 이토록 사람이 중요함에도 한국에서는 중소기업에 들어갔다는 사실 그 자체로 바로 루저(패배자)가 되기 때문에 아무도 중소기업을 안 가려합니다. 미국은 성적 우수자순으로 벤처기업에 가는데 반해 한국은 대기업으로 갑니다.
한국의 벤처기업 정책은 아무나에게 얕은 현금 몇 푼 쥐어주는 게 다라 돈은 막대하게 써도 제대로 된 인재 한 사람 못 건집니다. 그러므로 중소기업을 사리려면 무엇보다 인재의 흐름을 확 바꾸어야 합니다. 군인이 엉망일 때 사관학교를 만들었고, 경찰이 엉망일 때 경찰대학을 만들어 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던 걸 생각하면 쉽습니다.
이 나라의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창업대학교'를 만들고 서울대학교 상위 학과에 갈 수 있는 인재를 그리 들어가게 해야합니다. 누가 그리 가겠느냐고요? 학자금 및 용돈 전액 지원에 전원 해외 연수, 학교의 승인을 받은 창업에는 자금 전액 지원, 그리고 재학 중 1년에 1억씩 부모의 생활비를 지원하는데 최고 인재가 안 가고 배길까요?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재를 다 끌어모으는 겁니다. 그리하여 '창업대학교'가 세계 중소기업의 메카가 되도록 해야합니다. 그리고 모든 중소기업의 현업과 현 기술이 이 대학에 와서 해법을 찾도록 하면 중소기업의 대대적 활성화에 따라 1천만 일자리 마련, 전 국민의 중산층화를 달성하게 됩니다. 중소기업 제품은 매출에 한계가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중소기업은 우산 1만 개를 만들지요. 하지만 이 우산에 휴대폰 기술의 수백 분의 1만 집어넣어도 50억 개를 팔 수 있습니다. 대통령님, 일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제1 요소는 무엇입니까.
바로 사람입니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R&D 자금을 조 단위로 지원하니 할 일 다 했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중소기업에서는 거의 전액 운영자금으로 쓰고 있습니다. 연구 개발할 인력이 없기 때문이죠. 이 사회의 인재가 아무도 안 가는 현실에서 벤처니 창업이니 중소기업이니 부르짖어봐야 공염불일 뿐입니다.
'창업대학교'를 가는 게 서울대학교를 가는 것보다 훨씬 자랑스럽고, 중소기업에 뭔가를 도모하는게 대기업에서 편안한 삶을 도모하는 것보다 훨씬 젊은이답다는 가치관의 역전을 이루는 게 이 사회의 시급한 과제입니다. 그래야 일자리가 해결됩니다.
이 나라 인재의 물꼬를 서울대학교가 아닌 '창업대학교'로, 대기업이 아닌 벤처, 창업, 중소기업으로 돌리는 일은 시급하기만 합니다."
- 등장인물 대기업 사내유보금 및 탈세 관련 대화 -
"기업이 잘될 때는 국가가 세금을 착착 걷어가지만 위기에 빠졌을 때는 도와주는 장치가 전혀 없습니다. 이럴 때 금융기관은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대출금을 회수해 기업을 도산시키기도 합니다. 그러니 기업을 비난할 수 없습니다. 이 지점에서 국가의 역할이 필요한데, 평소 돈을 많이 풀고 고용 많이 하고 투자 많이 하는 기업에는 포인트를 줍니다. 그리하여 국가와 사회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는 그 쌓인 포인트를 가지고 은행에 가면 즉각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그러면 기업이 돈을 쌓아놓을 필요 없이 맘껏 돈을 풀어 바닥경기가 확 살아나게 될 겁니다."
"호호, 고용과 투자뿐만 아니라 갑질 없을 때도 포인트, 비정규직 줄일 때도 포인트, 종업원 복지 확중 때도 포인트, 기타 착하고 좋은 모든 행위에 포인트를 줌으로써 기업이 자발적으로 개선하고 공익에 이바지하게 한다는 말이군요."
"그렇습니다. 무디스 같은 기관이 오로지 돈의 관점에서만 평가하는 것과 달리 가치의 관첨에서 보고 포인트를 주면 경영자들은 좋은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필사적으로 하게 됩니다. 물론 이익 창출이나 국제수지 개선에 기여하는 등 기업 본연의 영역에 대한 평가가 근본이지만요."
"포인트가 바로 돈이니까 불경기 때도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하는 기업이 나올 수 있군요."
"그렇습니다. 기업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유동성 위기입니다. 즉 위기에 빠졌을 때 현금 도움을 못 받는 겁니다. 하지만 나라와 국민과 은행이 등 뒤에 있다는 자신감이 뒷받침되면 기업도 어떻게든 평소 돈을 풀고 투가, 고용 등 사에에 기여하려 할 겁니다. 그와 반대로 잘되는 장사만 골라하고 정의롭지 못한 방법으로 약삭빠르게 돈만 버는 기업은 포인트가 없기 때문에 위기가 오면 굉장히 취약합니다. 포인트가 없으면 평소의 신용평가가 내려가므로 어떤 기업도 그런 식으로 하려 들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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