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손석희의 질문들'이라는 텔리비전 방송에서 전통 미디어의 위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초대손님과 패널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흥미있게 봤다. 아래 내용은 이 방송을 본 후 나의 생각을 정리한 글이다.
최근 많은 매체에서는 전통 미디어(또는 저널리즘)의 위기라고 말을 한다.
'전통 미디어(기존 또는 레거시 미디어로 부르기도 한다)'이라는 말의 정의가 조금 모호하긴 하지만, 신문과 잡지 같은 인쇄 매체와 라디오와 텔레비전 등 주로 일방적인 방식으로 대중에게 뉴스와 정보 등을 전달하는 매체를 말한다. 물론 이러한 전통 미디어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온라인 플랫폼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오랫동안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왔으며 중앙 집중화 및 전문 분업화 되어있고, 게다가 자본력까지 갖춘 전통 미디어의 위기를 말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서 알려면 반대 개념으로 말하는 '뉴미디어'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뉴미디어'는 기본적으로 유튜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한다. 또한 정보전달 체계가 분산되어 있어 대중과 콘텐츠를 상호 통신 및 교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즉 최근 정보화 시대에 맞게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대중의 콘텐츠 접근이 용이하며, 콘텐츠 소비자가 생산자가 될 수 있다. 물론 뉴미디어 콘텐츠의 진실성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지만 뉴미디어에서 생산되는 정보의 양과 주제는 전통 미디어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여기에서 조금이나마 그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전통 미디어의 경우 뉴미디어에 비해 일방적인 콘텐츠 전달 방식을 가지고 있다.
둘째, 기업화되어 있어 조직의 이익을 추구하며 복잡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셋째, 정보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소 정형화되어 있으며, 다루는 정보의 양과 주제에 한계가 있다.
물론 전통 미디어도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뉴미디어도 개인 또는 단체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러나 전통 미디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뉴미디어의 장점을 적극 검토 및 활용하고, 무엇보다 뉴미디어와의 차별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뉴미디어를 또 하나의 미디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다(특히 전통 미디어가 미쳐 다루지 못한 지식, 정보 및 뉴스를 전달하거나, 웹툰 작가 등 높은 수준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람들에 대해).
또한 개인적으로 이와 관련하여 김지수의 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서 나오는 이어령 명예석좌교수의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관련해서 저자의 다른 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진실의 반대말은 망각이다>를 참고하기 바란다).
“진실의 반대말은 망각이다. 우리가 잊고 있던 것 속에 진실이 있어. 경계할 것은 거짓이 아니라 망각이라네. 덮어버리고 잊어버리는 것.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어. 은폐가 곧 거짓이야."
이야기가 길어졌다.
끝으로 '손석희의 질문들'에서 초대된 김태호 PD가 한 질문(뉴미디어를 할 생각이 있느냐?)에 대한 손석희 씨의 답변으로 이 글을 마무리한다.
'무사는 곁불을 쬐지 않는다.'
이 말에서 "곁불"을 두 가지 의미로 볼 수 있다(한국어 사전 참고함) .
첫째, "곁불"은 '목표 근처에 있다가 얼떨결에 맞는 총알'이라는 의미로 '이익을 추구하다가 뜻밖에 재앙을 당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곁불"을 '얻어 쬐는 불'이라는 의미로 '진정한 실력자는 남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실제 손석희 씨가 말한 의도가 무엇이었던 간에 두 가지 의미 모두에 대해서 나 자신의 신념을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
아래는 이 답변이 방송이 끝난 후에도 머리 속에 계속 맴돌아 이후 켈리그라피로 쓴 글이다.
'켈리그라피, 그리고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을사년 새해) 입춘대길 건양다경, 그리고 봄이 오는 소리 (2) | 2025.01.12 |
---|---|
(스팅: Sting) Be Yourself No Matter What They Say (22) | 2024.11.15 |
(윤태호: 미생) 오늘 하루 잘 보내셨습니까? (12) | 2024.09.22 |
(나의 첫 번째 글씨 선물) 아모르 파티(Amor Fati) (3) | 2024.09.14 |
(안도현: 연탄 한 장)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0) | 2024.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