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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한 나의 이야기

(영국 출장-2) 셰익스피어의 후손들: 영국 아동문학 작가

작년 10월에 이어 올해 첫 번째 영국 출장이다.
일주일의 출장 일정을 마무리하는 오늘은 토요일,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새벽 3시에 깨서 다시 자려다가 지난 몇 주간 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그 글을 안 쓴 것이 내내 마음이 걸렸다. 히드로 공항으로 가기 전 어제까지 생각했던 글을 써야겠다 마음먹고 침대를 박차고 나왔다.
 
내가 묵는 호텔 바로 앞에 영국 아동도서 출판사로 유명한 워커 북스(Walker Books)의 사무실이 있었다.
사무실 입구를 훔쳐보다가 워커 북스가 출판한 책 <Guess How Much I Love You>에 등장하는 토끼 캐릭터가 인상적이어서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이 책은 아기 토끼와 아빠 토끼 사이의 사랑을 따뜻하게 그려낸 책으로  전 세계가 사랑받는 책이다.
 
갑자기 지난 날 영국에 살던 때가 떠올랐다. 
첫째 딸은 당시 초등학생(Primary School)이었는데 책을 너무 좋아했다.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책만 본다고 걱정했던 적도 있었다(물론 한국에 오니 핸드폰만 본다고 걱정하게 되었다). 특히 첫째 딸은 재클린 윌슨(Jacquline Wilson) 책을 좋아했는데 지금도 영국 출장와서 서점을 들릴 때마다 습관적으로 재클린 윌슨의 책이 있는 아동문학 섹션을 기웃거리게 된다.
 
둘째 딸은 유치원(Nursery)를 다녔는데 저녁에 자기 전 항상 책을 읽어주었다.
딸에게 읽어줄테니 좋아하는 책을 가져오라고 하면 매번 같은 책을 들고와서 당황스러웠던 적이 많았다. 당연히 어릴 때는 좋아하는 책은 보고 또 봐도 재미있어서 가져오는 것이지만, 나도 인간이라 같은 책이 지겹기도 하고, 다른 책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조금 실랑이를 벌이고서야 겨우 다른 책 두세 권과 함께 읽어주곤 했다(사실 딸이 잠을 잘 못 잘 때가 많아서 다섯 권 넘게 읽어줬던 적도 많았다).
 
당시 영국 아이들은 책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영국에서 초등학생의 경우 보호자가 학교를 직접 데려다 주고 데려와야  한다(School Run이라고 한다). 수영장이나 학원(당시 두 딸 모두 개인 피아노 레슨을 받았다)도 동일하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 핸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초등학생은 극히 드물었다. "어릴 때부터 책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이렇게 만들어지구나"는 생각이 들었다(어른들이 기차에서 책을 보는 모습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여기 호텔 프론트 직원 중 한 명은 아침에 지나칠 때마다 책을 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영국에는 유명한 아동문학 작가가 많다.
영국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등의 책으로 유명한 로알드 달(Roald Dahl)을 비롯하여 수많은 저명한 아동문학 작가를 배출하고 있다.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년)의 후손이라 그런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봤다. 참고로 셰익스피어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 "인도를 다 준다고 해도 셰익스피어와 바꾸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영국이 자랑하는 극작가이자 시인이다. 어제 신문을 보던 중 "한 때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의 GDP가 영국의 GDP를 넘어섰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금은 바꾸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작년부터 '해리 포터(Harry Potter)' 책을 영국 출장을 올 때마다 한 권씩 사고 있다.
영국으로 직장을 옮기기 전에 영어공부 한다는 생각에 시리즈 전편을 2번 읽었는데,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에 하나씩 사고 있다. 이번 출장에서 4권인 <해리 포터와 불의 잔(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을 샀다(사실 앞으로 얼마나 영국에 출장을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5권도 사려고 하다가 그냥 내려 놓았다).
 
아직도 두 딸에게 책을 보라고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사실 잔소리처럼 들릴 것이다. 나도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책장에서 "나 좀 보라고!" 말을 하는데도 습관적으로 핸드폰에 눈이 자주가게 된다. 그러나 책은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며, 인생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준다. 물론 사고력과 함께 어휘력과 언어 능력이 향상되는 것은 덤이다.
첫째 딸에게 얼마 전에 전공을 살리고 시너지도 얻을 겸 "아동문학 작가도 생각해 봐"라고 말했었다. 물론 딸이 장래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지지하고 응원할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이 한 개의 직업을 가지라는 법은 없다. 
 
이 사실을 아는가?
영국 작가인 J.K. 롤링(J.K. Rowling)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  <해리 포터>의 작가이다(80개국 이상에서 6억 부 이상 판매되었으며,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영국 선데이 타임즈의 2021년 기사에 따르면 그녀는 11억 3,500만 달러(한화 1조 3,000억 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이 책을 경제적이나 심리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썼다는 것이다. 이 책을 여러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지만 12번이나 거절을 당한 것으로도 유명하다(결국 Bloomsbury 출판사에서 1권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출간하게 된다). 또한 지금은 아동 복지에 힘쓰면서 빈곤층과 중증 환자를 돕는 등 자선 활동과 기부도 활발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 복귀하면 책 좀 봐야겠다.
곧 한국에서는 따뜻한 봄이 오기도 하니...